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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2.26 2009년 12월 25일 루시드폴 콘서트 4
현아가 좀 늦어서, 아니 내가 너무 빨리 나와서 신촌역에서부터 연대 백주년기념관까지 혼자 눈을 맞으며 걸어갔다. 공연장소인 연대 백주년기념관은 1,2층 모두 가득 찼다. (왠지 유희열님도 와있을 것 같다.) 내 자리는 1층 세번째 줄, 노래하는 목소리나 라디오에서 나오는 목소리를 듣기만 했지 실제 사람의 형상으로는 처음 가까이 뵌다. 썰렁한 유머에도 모두 기쁘게 반응해주는 팬들 앞에서 단독 콘서트를 여는 이 사람은 얼마나 행복할까 싶다.

공연은 프로그램 리스트 없이 진행되었다. 2집의 삼청동으로 시작된 공연 내내 다음 곡을 기다리는 재미가 있었다. 반주 시작하자마자 여기저기서 터져나오는 '흐아' 소리... 특히 난 '그대손으로' 의 드럼 부분이 시작되자마자 자지러졌다. 공연은 막바지로 가고있는데 '그대손으로'는 나오지 않아서 오늘은 못듣겠구나 서운한 마음이었는데 반가운 드럼이다. 기침하기도 미안한 루시드폴 공연에서 드럼은 내달리지 못하고 줄곧 빗자루만 쓸었는데, 아무래도 루시드폴과 작업하는 드럼은 몸이 근질근질 할 것 같다.

소프라노 색소폰에 손성제님은 역시나 바가지머리를 하고 수줍은 미소로 등장, 루시드폴은 "색소폰 연주가 마치 눈이 날리는 것 같다" 고 했다. 그러게,,,조용히 떨어지는 눈같다. 크리스마스날 당일 공연이니 캐롤 한번 할 법 한데 자주 않는 공연에 최대한 자기 곡을 부르고 싶다며 캐롤은 전혀 않았다. 4집 앨범에 '고등어'라는 곡을 부르고 나서는 좋은 소식이 있다며, 이 곡이 이마트 생선코너에서 깔리기로 했단다. 

오늘 공연에서 4집은 거의 전곡을 다 했고, 내가 특히나 좋아하는 곡들은 모두 다 불러주었다. 루시드폴이 만든 앨범은 모두 다 사서 들었는데 내 귀와 마음에는 4집이 가장 좋다. '그대는 나즈막히', '봄눈'... 모든 곡이 내가 지나보낸 계절들을 꿰고 있어서 울면서, 웃으면서, 깜빡 졸기도 하면서 두시간 반을 보냈다.

2009년, 몇년만에 처음 찾아온 눈내리는 화이트크리스마스날, 나는 루시드폴 공연을 보았고, 집에 와서도 씨디를 돌려놓고 잠들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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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무슨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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