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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풀어라! 커피

sangsudong 2010. 2. 17. 21:01

집에서 나오면 꼭 커피집에 들러서 아메리카노 한잔을 사마셨다. 요즘에 집에서 커피를 핸드드립으로 마시면서부터 커피에 쓰는 돈이 엄청나게 줄었다는걸 알게됐다.

커피콩은 동네 커피집 '시연'에서 100g 한봉지 사다가 갈아온다. 내가 커피를 소비하는 페이스대로라면 요 4000원짜리 커피 한봉지로 매일 아침저녁으로 10일 정도는 마신다. 그럼 거의 스무잔 가까이 나온다. 시연에서는 직접 두가지 종류의 콩을 로스팅해서 파는데 여태껏 내가 사본 콩은 품종은 몰라도 파푸아뉴기니, 파나마, 콜롬비아산이었고, 오늘은 코스타리카에서 온 콩을 샀다. 가게를 나올 때면 꼭 커피가루가 담긴 비닐을 열어서 냄새를 맡아보고는 실없이 웃으면서 집으로 향한다.

커피를 사온 첫날에는 커피가 너무 신선해서 핸드드립 때 감당하기 어려울만큼 커피가루가 한껏 부풀어 오르는데,(커피가 신선할 수록 부풀어오른다) 신선함을 눈으로 보는 재미가 있다. 하루이틀 며칠이 지나면서는 그 신선도가 떨어지면서 물을 부어도 별 반응이 없는데, 그렇게 내린 커피는 희한하게도 이전보다 덜 맛있게 느껴진다. 눈으로 보는 것이 미각을 이긴다.

원산지와 품종별로 커피맛을 예민하게 구별하고 기억하긴 어렵지만 파나마산 커피콩을 갈아와서 마셨을 때 약간 신듯하면서 가장 맛났던 기억이다. 콜롬비아 커피는 특별한 매력 없이 전형적인 커피맛이었고, 오늘 처음 마셔본 코스타리카 커피는 감칠맛이 좋다. 그러고보니 '감칠맛'이라는 단어는 글자가 가진 모양새나 발음할 때 나오는 소리까지도 참 감칠맛이 넘치는 것 같다.

                                           뽀송뽀송하게 부풀어오른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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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무슨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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