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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희덕_잔설

poetry 2010. 3. 11. 01:00

잔설

나희덕


잔설처럼 쌓여 있는 당신,
그래도 드문드문 마른 땅 있어
나는 이렇게 발 디디고 삽니다
폭설이 잦아드는 이 둔덕 어딘가에
무사한 게 있을 것 같아
그 이름들을 하나씩 불러보면서
굴참나무, 사람주나무, 층층나무, 가문비나무...
나무 몇은 아직 눈 속에 발이 묶여 오지 못하고
땅이 마르는 동안
벗은 몸들이 새로운 빛을 채우는 동안
그래도 이렇게 발 디디고 삽니다
잔설이 그려내는 응달과 양달 사이에서



<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 창작과 비평사, 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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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무슨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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