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y in the sky with diamonds 

김소연


오늘
내 시선이 닿는 가장 먼 허공에다
간절하게 꿔왔던
모든 꿈들을 묻었다. 

꿈들은
하냥 바라보던 구름처럼
그저 그렇게 같고
그저 그렇게 다르리라

무엇보다, 언제 꺼내보아도 아름다우리라
하냥 바라보던 구름처럼

지금 저 먼 곳에
나의 꿈들이 숨어 있다
달팽이의 더듬이처럼
달팽이가 갉아 먹은 연둣빛 나뭇잎처럼

꺼내놓을 수가 없었다
이해되지 않았다

우리가 이토록 날마다 꿈을 꾸는데
왜 우리는 꿈속에 들어 있지 않은가
우리는 왜 꿈이 아닌가


자자 자자 맨정신으로 두시간여를 뒤척이며 누워있다가 잠자기를 포기했다. 이런 밤이 일주일에 두세번은 되는 듯 하다. 잠이 오지 않으면 우유를 따뜻하게 데워먹는게 좋다는 말이 생각나 냉장고를 열어보니 역시나, 없다. 유통기한 하루 지난 우유라도 좋을텐데. 몇권 되지도 않는 책들을 훑어보다가 기독교 가정이라면 한권쯤을 가지고 있을 법한 '목적이 이끄는 삶'이라는 책을 집어들었다. 사실 참 매력없는 제목이다. 2004년에 교회 새벽기도 교재로 쓰던건데, 이 책이라면 오늘 밤 잠을 잘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Day 6.
내 삶의 목적에 대하여
생각할 점: 이 세상은 내 집이 아니다.
외울 말씀: "우리의 돌보는 것은 보이는 것이 아니요 보이지 않는 것이니 보이는 것은 잠간이요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함이니라"(고후 4:18)
삶으로 떠나는 질문: 이 땅에서 삶이 일시적인 과제라는 사실을 알 때 내 삶의 방식은 어떻게 달라져야만 하는가?

점차로 정신이 말똥해져 시집을 들었다가 김소연의 시 한편을 옮긴다. 왜 꿈이 아닌가. 왜 꿈을 꾸지 못하고 새벽에 시를 한글자 한글자 쳐내고 있는가. 이해되지 않는 것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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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무슨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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