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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1.25 조지프 오닐_네덜란드


역자가 말한대로 결코 재미있는 소설이 아니었고, 읽어내려가기 어려웠고, 그래서 책읽기가 고통스러웠다. 내가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 1.5세대였다면 책읽기는 달라졌을텐데,,, 나로서는 그저 잡힐 듯 말듯 어렴풋하기만 하다. 두번 읽지는 않을 것 같으니 '시연'(헌책파는 동네 커피집, 커피와 책을 바꿔주기도 한다.)에 갖고가서 커피랑 바꿔와야겠다. 더 필요한 사람이 제대로 읽어주길.

p.36
무엇보다 나는 피곤했다. 피로감.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의 인생에 만성적인 병증이 있다면 그것은 피로감이었다. 직장에서 우리는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자랑했지만 집에서는 최소한의 활력조차 보이기 힘들었다. 밤마다 우리는 원기를 회복한 듯 싶었지만, 아침이면 다시 악성 피로에 물들며 깨어났다. 제이크를 침대에 눕히고 나면, 우리는 말없이 양갓냉이 샐러드와 중국식 국수를 먹었는데, 둘 다 포장 박스에서 국수를 꺼낼 힘조차 없었다. 차례로 욕조에 몸을 담근 채 꾸벅꾸벅 졸았고 텔레비전을 켜놓은 채 스르르 잡이 들었다. 레이첼도 피곤했고 나도 피곤했다. 진부한 일상사였지만, 우리의 문제 역시 진부했으니 여성 잡지의 소재로나 적합했다. 모든 삶은 결국 여성 잡지의 상담란으로 좁혀지게 마련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p.169
사회과학자들은 이러한 장면-외국 태생의 사람들이 미국의 한 귀퉁이에서 희한한 경기를 벌이고 있는 모습-을 이민자들이게는 작은 공동체가 필요하다는 관점에서 설명하길 좋아한다. 지당한 말이다. 우리는 모두 고향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모임을 결성함으로써 이 쓰라린 현실을 조금이나마 잊을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모든 사람은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향수병을 앓고 있다. 그것은 지리적인 공간이나 역사적인 공간 어디에도 정착할 수 없는 불안과 관련된 향수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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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무슨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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