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될거야

sangsudong 2011. 5. 26. 00:44

논문 제껴두고 한달 보름을 준비한 공모, 생전 처음해보는 임원 프리젠테이션이라 도서관에서 관련 문헌 죄다 끌어다가 무식하게 열심히 했다. 한번도 가보지 않았던 '응용과학' 서고에서 평생 읽을 일 없을 것만 같았던 '엑설런트 프리젠터' 같은 책도 빌려보고, 프리젠테이션 전문가들이 여러 책에서 공통적으로 시키는대로 발표를 가다듬고, 드레스 리허설도 해보고, 녹화해서 모니터도 했으니. 저자의 말대로 내가 발표하는걸 모니터한 영상은 지켜보기 힘들었다.

역삼동에서 2차 심사를 끝내고 나와 택시를 잡았다. 언니나 나나 오랜만에 신은 뾰족구두에 정장을 입고 하루를 버텨냈으니 택시가 간절했다. 이태원으로 가는 택시 안에서 약 이삼십여분간동안을 질의응답에 어처구니 없이 대응한 우리의 자세를 곱씹으며 하이킥. PT를 끝내고 예상하지 못했던 질문이, 한두개도 아니고 여러개가 들어와서 우선 정신없이 받아치고 보니 대답이랍시고 뱉아놓았던 말이 우스워.

런던티에서 고 아기자기한 음식들을 폭풍 흡입,
이태원 프리덤을 끌어안고 구두를 끌며 집으로 왔다.

잘될거야.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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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무슨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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