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에는 1년에 한두번 있는, 흔치않은 반상회를 가졌다.
창동스튜디오에는 현재 14명의 작가들이 살고있는다.(한국인 9명, 외국인5명) 모든 입주작가들이 동시에 스튜디오에 있는 경우가 드물어 이런 기회가 없으면 다같이 모여서 얼굴 보기가 생각처럼 쉽지 않다. 아래층에 사는 작가가 도대체 무슨 작업을 하는 사람인지, 무슨 생각을 갖고 있는지, 직접 방에 놀러가거나 인터넷에서 검색해보지 않으면 오픈스튜디오 전까지는 알기 어렵다. 친분이 없는 작가와는 1년 내내 마주치지 못하는 것도 가능하다.
반상회 때는 창동스튜디오의 모든 입주 작가들이 2층 거실에 모여 앉아 본인의 작품 이미지, 영상 또는 프리젠테이션 파일을  같이 보고, 나누고, 떡을 떼는 시간을 갖는다. 오늘의 떡은 '중국요리', 창동 스튜디오 뒷편의 '중국관'은 짜장면이 참 맛있는 집이다. (내가 뭔들 안맛있겠나..) 1인당 만원씩 걷은 돈으로 탕수육, 유린기, 쟁반짜장을 시켜먹고, 디저트로는 럭키마트에서 거봉을 사다 나눠 먹었다. 탕수육은 베지테리안을 제외한 전세계 모든 작가들로부터 반드시, 늘 사랑받는 메뉴이다. 스페인에서 온 미겔은 탕수육을 엄청 맛있게 먹고는 중국집 전화번호가 인쇄되어 있는 나무젓가락의 겉봉을 호주머니에 챙겨 넣었다.
식사 후에 포도알을 떼면서 빔 프로젝트로 흰 벽에 쏜 작품 이미지를 보는데, 미겔은 옆으로 드러눕고, 함경아 샘은 주무시고, 나는 여전히 먹고있고,,이런 자유로운 분위기를 훑고있자니, 오랜만에 온 가족이 모인 듯 해 마음이 따땃하다. 비록 우리가 앉아있는 소파와 테이블은 국립현대미술관이 조달청에서 사다가 보내준 지극히 초등학교 교장실 소품같은 가구들이지만,,, 쩝.

'sangsudo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알랭 드 보통_일의 기쁨과 슬픔  (0) 2009.09.23
2009년 9월 22일  (0) 2009.09.23
2009년 9월 20일  (2) 2009.09.20
2009년 9월 18일  (2) 2009.09.18
2009년 9월 16일  (2) 2009.09.16
Posted by 무슨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