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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품

sangsudong 2010. 12. 26. 20:14


최근 영드 몇편을 재밌게 봤다.(그래도 본 중에는 개인적으로 미드 Brothers and sisters랑 Modern Family가 제일이었다.) J언니 말마따나 영드는 드라마라기 보다 영화같다. 야하고, 폭력적인 장면이 대수롭지 않게 등장한다.

영드 'Luther'에서 형사 Luther는 증거가 없는 용의자와 취조실에서 심문 중에 상대 여성을 범죄자로 확신한다. 심문 중에 Luther가 하품을 했음에도 맞은편에 앉은 그녀가 하품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공감'하는 것이 뇌가 하는 일의 일부인데 그녀의 병적 자아도취로 상대의 하품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작은 공간에서 얼굴을 마주하고 앉은 사람의 하품에 전염되지 않기란 어렵다. 드라마 속의 Luther가 하품할 때 심지어 모니터 앞에 앉은 나도 따라 하품했으니. 

하품에 대한 연구 기사들을 몇개 찾아봤다. 우리가 흔히 나태함이나 지루함의 표현이라고 생각하는 하품은 극도의 긴장상태나 두려움 속에서도 가능하며, 차가운 공기를 뇌에 공급하고 열을 식혀 집중과 각성 상태를 유지하려는 행동이라고 한다. 그리고 하품할 때 반응하는 뇌의 부분이 인간이 공감을 느낄 때 반응하는 부분과 같아서 하품이 전염되는 것을 공감의 행위로 보았다.

"뇌 연구자 스티븐 플래텍Steven Platek과 동료 연구자들은 하품의 전염성을 공감의 행위로 파악한다. 다른 이의 행동과 감정을 잘 이해하고 동조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쉽게 하품에 전염된다. 하품을 할 때 뇌의 특정한 영역이 반응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그의 연구는 공감의 감정이 생길 때도 뇌의 같은 부위가 작용하는 것으로 보았다."
http://www.brainmedia.co.kr/report/view.asp?code=brain_science&An_num=917&id=990


하품, 이거 정말 인간적인 행동이 아닌가. 하품을 '심하게' 자주해서 늘 눈물이 글썽거리는 나는 아마도 얼굴 근육도 경직되어 있지 않고, 혈액순환도 원활하며, 쉽게 동조하다가도, 자주 정신을 바짝 차리려고 노력하는 사람으로 사료된다. ㅎㅎ 그런데 큰일이다. 언젠가 교회 유치부 주일학교 꼬맹이가 하품에 대해 물었을 때 나는 눈알을 위로 굴리다가 "응, 그건 산소가 부족해서 그런거야." 라고 대답해주었는데, 미안하다.

Posted by 무슨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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