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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1.23 막걸리와 용마산

막걸리와 용마산

sangsudong 2010. 1. 23. 23:45
강원도 토박이 지희언니가 감자 서른개를 강판에 갈아 만든 감자전과 형부가 좋아하는 국순당 막걸리를 앞에 놓고 밤을 새웠다. 대학때 우리가 충실히 따르던 지희언니를 데려간 남자를 우리는 형부라고 부르며 줄곧 살림집에 쳐들어갔는데 어제도 그 집에서 배불리 먹고 마시고 노래불렀다.

형부는 '너무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언니는 '바람은 홀씨되어'
형부를 쏙 빼닮은 하늘이는 뽀롱뽀롱 뽀로로 '참 좋은 말'
현아는 '나의 옛날 이야기'
나는 '오, 사랑'을 무반주로 부르며 늦게까지 막걸리를 들이켰다. 간간이 가사는 까먹었지만.

언니가 차려준 아침상을 대접받고 예정에도 없던 등산을 나섰다. 마침 부츠를 신고갔던터라 사이즈가 15cm 큰 형부 등산화를 빌려신고 산에 올랐다. 높은 산이라면 엄두도 못냈을테지만 우리가 오른 곳은 용마산으로 348m, 오르기 어렵지 않은 산이다. 곳곳에 눈이 녹지 않아 당혹스러운 곳이 있었지만 한겨울에 산에 오른건 처음이지 싶어 참 잘 왔다 했다. 인왕산에 올랐던 기억보다 조금 더 수월하거나 비슷했는데, 그러고보니 인왕산과 높이가 거의 같았다. 새해에 오른 첫 산, 산을 오르고 내리면서 마음을 다졌다.




하늘이가 아기때 부터 하늘이를 등에 업고 등산하는 형부..이제는 제법 무거워져서 힘드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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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무슨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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