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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관순 벗어나기

sangsudong 2009. 10. 17. 23:50
결심을 실천에 옮겼다. 미용실에 가서 "원장님 알아서 예쁘게 해주세요" 했다. 정말 무모하고도 과감한 시도이다. 여태 미용실엔 1년에 한두번, 거의 연례행사 격으로 갔기때문에 평소 다른 소비 항목에 비해 헤어스타일을 위해 할당된 돈은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 내 삶에서 늘 소외되었던, 컷트와 펌에 쓴 돈이 아깝지가 않았다. 사실 난 긴 생머리 말고는 어울릴 머리가 없을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어울리든 어울리지 않든 여자의 삶 27년 동안 같은 헤어스타일은 참으로 지루한 삶이 아닐 수가 없다. 물론 중간에 펌을 시도한 적은 있었지만 며칠만에 금새 원 머리로 돌아왔고, 어중간한 길이의 앞머리를 잘라보기도 했으나 바로 실핀을 꽂아 올리고 다녔으니, 그 누구도 내가 다른 헤어스타일을 가졌던 때를 기억하지 못한다. 긴 머리를 댕강 자르고 펌까지 했으니 헤어스타일을 건드리는 일이 앞으로는 좀 쉬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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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무슨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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