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탁구

아이폰과 Nike+의 조합으로 체계적인 달리기가 가능하다는 것을 이웃 블로거 보욱님을 통해 알게되었다. 여기서 '체계적인 달리기'라함은 기본적으로 내가 얼마간의 시간동안 몇키로를 달렸는지를 알 수 있다는거다. 그러면 주간, 월간 달린 거리가 나온다. 달리기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우고 달린 기록을 꼼꼼히 챙기는 하루키가 이걸 사용하면 좋겠다 싶은 마음이 제일 먼저 들었다. (달리기를 시작하면서부터는 하루키가 쓴 책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싶은 이야기'를 자주 꺼내 들춰보다보니, 하루키 팬은 아니지만 그와 자꾸 연결짓게 된다. 개인적으로 하루키 소설보다는 이런 에세이/회고록 형식의 책이 좋다. 말나온김에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싶은 이야기' What I talk about when i talk about running 강추.) 나도 기록이 쌓이면 속도 향상 따위의 그래프도 그려볼 수 있겠지만 나는 아직 '무조건 달리는거야'의 마음가짐으로 '달밤에 체조하는 사람' 정도이니... 방향/거리감각 없는 내가 달린 거리를 숫자로 대면하게 된다는것만해도 내게 엄청난 일이다.

Nike+ 센서를 운동화에 매달고 강바람을 쐬는 상상을 했으나, 아쉽게도 블랙베리와는 불가능한 조합이기 때문에 내가 사용할 수 있는 앱을 찾아보고 사용해 본 것이 sportypal(무료)이다. 이것, 엄청나다. 이에 대한 정보는 구글하면 전문 블로거들이 작성해놓은 꼼꼼하고 성실한 리뷰가 있기때문에 굳이 번복하지 않는다. sportypal이 얼마나 완성도 높은 앱인지 찬양하는 것 말이다. 하지만 요것을 써보고 맘에 들지 않는 부분이 하나 있었는데, 블랙베리 버전만 트위터와 연동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다른 핸드폰 유저들은 운동이 끝나는 즉시 쉐어버튼을 누름과 동시에 원하는 곳에 기록을 발행할 수 있는데, 나는 당췌 업로드할 옵션이 없는거다. 블랙베리+sportypal 사용자가 작성한 관련 글이 드물어서 관리자에게 메일을 보냈는데, 아직은 블랙베리에서 트위터로 업로드가 불가능하다는 답장을 받았다. 현재는 페이스북만 가능하다. 굳이 트위터에 쉐어하려거든 따로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기록을 쉐어할 수 있다. 하지만 매번 그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 프로그램 종료와 동시에 업로드 버튼 하나로 트위터에 기록을 공유하는 것을 꿈꿨는데, 아쉬운 일이다. 블랙베리는 예외가 많다.

상한마음을 돌이켜 말하고자 했던 요지로 돌아오자면, 마냥 내달렸을 때 보다 내가 달린 거리를 알게되면 운동할 때 더욱 신이난다는 거다. 디지털 체중계로 몸무게를 재서 내 몸무게를 숫자로 확인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을까. (아! 이건 신나는 일은 아니지만.) 여튼 뿌연 것이 또렷하게 다가오는 것이 반갑게 느껴지는 순간을 상상하면 될 것이다. 달리기의 스마트한 방법론을 제시해준 보욱님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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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portypal.com/Workouts/Details/409604?key=a9f24a835b7e402204906d96fdae3c60fd131ab2&ms=0
저의 달리기를 보고싶은 분은 클릭. spotypal을 사용한지 삼일째라 기록이 얼마 없다. 첫째날은 열심히 달리고 와서 보니 소비한 칼로리가 '0'이다. 개인정보에서 키와 몸무게를 다 0 으로 설정해놓고 이름만 썼더니 나를 공기로 인식해서 생긴 결과인 듯 하다.
sportypal은 달린 거리와 시간 뿐 아니라 이동 경로를 맵으로 제공하는데 내 기록에서의 시작지점은 빅뱅 숙소 앞이다. 상수동에서 한강으로의 나들목 사거리는 여고생들이 여기저기서 '죽때리고' 있는 풍경인데다, 신호등 기둥이 낙서로 새까맣기 때문에 알 수 있다. 그 집 앞을 지날 때 마다 한번쯤은 마주치지 않을까 하는 마음, 부인할 수는 없다. (태양이가 좋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