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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자수 이불

sangsudong 2009. 12. 30. 01:08
"양모 이불 세일한다야. 서울은 더 추울텐데 이거 사서 보내줄게."
"그냥 내가 사면 좋겠는데"
"아니다. 이건 다른 이불하고는 다르다. 니도 좋아할거야"
"무슨 색인데요?"
"베이지색이고 깔끔하니 좋다"
"베이지색에 아무것도 없다고? 좋다. 고마워요. 엄마 짱!"

택배가 왔다.

베이지색에 군데군데 꽃자수가 놓여진 꽃자수 침구세트.
아...왜 꽃자수 이야기는 빼셨을까.
다시 박스에 곱게 넣어서 테이핑하고 엄마한테 전화하기까지 몇번의 망설임이 있었다.
나는 그리 착하지 않은, 그리 사랑스럽지 않고 까다로운 딸임을 또한번 느꼈다. 
확실히 효녀는 아니다. 1년에 두세번 집에 가서 하루이틀만에 서울로 올라오곤 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가족과 같이 할 시간이 더 없을거라고 생각하니 맘이 안좋다. 이번 겨울방학때는 집에서 좀 오래 지내다가 서울에 올 생각이다.

"엄마, 고맙고 미안해요. 반송했으니 꽃자수 없는 걸로 같이 골라봐요."

가족과 함께하는 송구영신예배를 위해 내일 고향에 간다.
새해에는 엄마랑 이불 고르러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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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무슨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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