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pingpong 2018. 1. 24. 21:34

5년만이다. 로그인을 해보니, 5년동안 관리자가 한번도 찾지않은 이 블로그에 그간 꾸준히도 들러준 걸음들이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2018년에는 다시 블로그를 써보려고 한다. 새해 계획에 그칠 수도 있지만 한걸음이라도 디뎌보려고 한다. 글쓰는 이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듯이, 무엇을 어떻게 쓸 고민하지말고 우선 쓰고 볼 일이다.

2018.1.23-24. 어제 그리고 오늘 정현의 연이은 큰 승리를 기념하는 것이 좋겠다. 정현이라는 호방한 선수의 플래이를 보는 것이 매우 즐거웠다. 더불어, 상대였던 노박 조코비치의 신사적인 태도는 정현의 승리 만큼이나 인상적이었다. 노박은 팔꿈치 통증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음에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고, 랭킹이 한참 뒤쳐지는 어린 정현에게 패하고 나서도 어깨를 두드리며 축하의 인사를 건네고는, 팬들에게 손을 흔들며 코트를 떠났다. 시합 후에 노박이 정현에게 무슨 이야기를 건넸는지 TV중계를 통해서는 들을 수 없었지만, 분명 축하와 격려를 담은 따뜻한 말이라는 것 쯤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다. 한때 전 세계 랭킹 1위였던 노박의 패배에 통증을 언급하며 다가오는 기자들에게 "통증은 선수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고 스스로 다스려야 하는 것"일 뿐, "통증에 대한 언급은 정현의 승리에 누가된다"는 노박의 말은 신성하기까지 하다. 경기에서 패하고는 라켓을 던지고, 발로 밟아 라켓을 두동강 내버린 즈베레프와는 매우 대조적이다. (정현도 한때 복식 게임에서 지고 라켓을 던져버린 적이 있다.) 나로서는 라켓을 던지며 패배에 대해 분풀이를 하는 행동이 패배한 사실보다 훨씬 실망스럽고 충격적이었는데 테니스 팬들에게는 크게 이상하지 않은 장면인가보다.

인상적인 시합을 보고 정현의 인터뷰를 찾아 읽었다. 오늘의 그가 승부에 대해 건강한 가치관을 갖고있음을 확인할 수 있어 더욱 기뻤다. 이런 선수들의 정신이 결국 해당 종목의 인기로 이어질테다. 그의 바람처럼, "오늘을 계기로 테니스는 인기 종목이 될 것" 같다. (나 역시 시합을 보고 난 뒤에 동네 테니스클럽을 검색해보았던 것이다. 움찔!)

이 사진을 컴퓨터 바탕화면으로 설정해두었다. 



Posted by 무슨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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