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과 하나님

가네코 미스즈


벌은 꽃 속에
꽃은 정원 속에
정원은 토담 속에
토담은 마을 속에
마을은 나라 속에
나라는 세계 속에
세계는 하나님 속에

그래서, 그래서, 하나님은
작은 벌 속에


가네코 미스즈, <나와 작은 새와 방울과>, 소화, 2006


*
아이들이 읽기에는 다소 우울하고 그림자가 많은 동시집이지만 이 시는 참 멋지다.
나도 종종 개미의 까맣고 단단한 머리통에서, 아직 피지않은 꽃봉오리에서 하나님을 발견할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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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무슨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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