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ngsudong

보고싶은 윤동주

무슨달 2010. 4. 7. 00:54

윤동주 시 암송대회 마감이 오늘밤 11시까지였다.
말했다가는 너 또 이상한짓 한다고 한소리 들을테고, 정화언니한테만 살짝 이야기했다.
같이 접수해서 서로 암송하는거 봐주고 연습하자 했는데, 내가 암송하는거 옆에서 도와만 준단다.
결국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야했지만 옆에서 봐준다니 그것만도 감사하다.
며칠동안 일반부 암송대회 시 암송 리스트를 뽑아들고 다녔는데, 어제 오늘 여태 망설이다가 결국 접수를 않았다.

시 열편을 암송해야 하는데 요즘 고민하는 잡생각으로 시가 잘 외워지지 않았다.
접수를 않았던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도 지난해 입상자들의 시낭송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연세대학교 웹사이트에 들어가서 지난해 입상자들 동영상을 봤는데 내가 생각했던 시낭송과 많이 달랐다.
나는 누구, 여긴 어디...연극하는 듯, 주인공이 독백하는 듯 장렬한 포스를 뿜는 시낭송이었다.
윤동주 시는 담담한 어조로 꾸밈없이 읽는 것이 어울릴 거라 생각했는데.
시를 암송한다 쳐도 무대에 설 자신이 없었다.

그런데 접수도 않고 쉽게 포기해버린 것이 후회된다.
주최측에서 선호하든 아니든, 나는 내 식대로 윤동주 시를 낭송하면 되는 것을.
내년에는 나도 꼭 접수해서 대회에 나가고 싶다.
물론 1년동안 꾸준히 연습할리 없지만, 좀 더 자주 읽어볼 것은 분명하다.
암송하는 시 한편 없다는 건 서운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