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try
성기완_자목련 블루스
무슨달
2010. 4. 7. 00:35
자목련 블루스
성기완
봄날 오후에 할 일도 없는데
자목련이 흐드러져요
그러고보니 당신에게서
꽃 한 송이 받은 적 없네요
아 구체적으로 서러워
내 마음
확인도 안 하고 떠나셨죠
봄날 숨 막히는 오후에
퍼플의 물감을 헤프게 쓰는
자목련이 흐드러져요
꼭 당신이 준 것인 양
한 아름 눈에 들어와
매우 정확히 현실적으로 서운해
구체적으로 서러워
눈물이 나버려
<당신의 텍스트>, 문학과 지성사, 2008